그 날은 분노로 시작하여 분노로 끝나는 하루였다. 어쩌면 매일 그래왔는지도 모른다. 무언가에 온 하루를 다 쏟아바치고 모든 에너지를 소진한 바로 그 날 밤 분노가 뿌옇게 피어올랐던 것처럼, 나의 어제들은 더욱 숨가쁘게 무언가에 쫓겨 왔으며 그리하여 나는 내 안의 조용한 분노를 더욱 숨죽이며 외면할 수 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. 그 날 밤 내 안의 분노를 발견한 것은 절대 우연이라고밖에 할 수 없었다. 도로 위에는 화려하게 반짝이는 가로등과 헤드라이트가 줄줄이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. 그 어디즈음 끼여있는 버스 안에서 힘 없는 숨만을 꿈뻑거리며 온 몸이 썩어들어 죽어가던 시체 같은 내 모습을 아직도 기억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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